[여성소비자신문] 종전자산가치가 낮게 나왔다면 정말 손해일까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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최고관리자 작성일26-03-27본문
재개발이나 재건축 사업지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으면 ‘종전자산가치’에 대한 평가를 받게 된다. 그리고 많은 소유자가 그 금액을 보고 실망하거나, 심지어 억울함까지 느낀다.
“내 집이 이것밖에 안 된다고?”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. 사업시행계획인가 시점에서 평가된 금액을 이후에 받아보는 것이고, 심지어 수년이 지나도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. 그 사이 부동산 시장이 크게 변동하면, 종전자산가치는 시세와 괴리가 더욱 커진다. 이 때문에 “다시 평가해야 하는 것 아닌가”라는 의문도 자주 제기된다.
하지만 종전자산가치의 ‘진짜 의미’를 이해하면, 이 문제를 조금 다르게 볼 수 있다.
재개발·재건축 사업은 토지등소유자들이 각자의 부동산을 ‘출자’하여 낡은 집을 허물고 새로운 집을 짓는 것으로 볼 수 있다. 쉽게 말해, 각자가 가진 자산을 들고 공동사업에 참여하는 일종의 투자라고 할 수 있다.
이때 종전자산가치는 “누가 얼마나 출자했는지”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. 다시 말해, 절대적인 금액 그 자체보다는 ‘서로 간의 상대적인 비율’이 핵심이다.
예를 들어 같은 사업지 내에서 A의 종전자산가치가 10억, B가 5억이라면, A는 B보다 두 배의 지분을 출자한 셈이다. 이 비율은 이후 분양권 배정, 추가부담금 산정, 청산금 정산 등 사업 전반에 걸쳐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.
여기서 한 가지 더 중요한 점이 있다. 왜 하필 ‘사업시행계획인가 고시 시점’을 기준으로 평가를 하는 것일까.
이 부분은 주식회사의 설립 구조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. 누군가가 회사를 설립하면서 현금이나 부동산 등 ‘물적 자본’을 출자하면, 그 가치는 회사 설립 시점에 평가된다. 이후 회사의 가치가 오르거나 내리더라도, 처음 정해진 지분 비율은 그대로 유지된다.
재개발·재건축도 구조적으로 매우 유사하다. 사업시행계획이 인가·고시되면, 사업의 규모, 용적률, 세대수 등 핵심적인 틀이 확정된다. 즉, ‘공동사업의 설계도’가 완성되는 시점이다. 이 시점에서 각자의 종전자산가치를 평가하여 지분 비율을 확정하는 것은, 회사 설립 시 출자 비율을 정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같은 의미를 가진다.
따라서 이후 시장가격이 변동되었다고 해서 종전자산가치를 다시 평가하지 않는 것은, 단순히 행정 편의 때문이 아니라 사업 구조 자체에서 비롯된 필연적인 결과라고 볼 수 있다.
이러한 구조를 전제로 보면, 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종전자산가치를 반드시 다시 산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. 실제로 대법원도 사업이 장기간 지체되었더라도 종전자산가치를 재평가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. 종전자산가치가 ‘시장가격의 반영’보다는 ‘출자 비율의 확정’이라는 기능에 좀 더 중점이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.
물론, 평가 자체가 불공정하거나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지 않았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. 종전자산평가는 동일한 기준과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하고, 특정인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이루어졌다면 그 부분은 다툼의 대상이 될 수 있다.
실무적으로 비례율 산정이나 이주비 대출 등에서 종전자산가치의 절대치가 고려되는 것도 사실이지만, 결국 중요한 것은 금액의 크기가 아니라 ‘형평성’이다. 모두가 같은 기준으로 평가받았다면, 그 결과가 다소 낮게 느껴지더라도 사업 전체 구조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.
재개발·재건축 사업은 길고 복잡한 여정이다. 그 과정에서 숫자 하나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, 그 숫자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. 종전자산가치는 단순한 가격표가 아니라, 공동사업의 출발점을 정하는 ‘기준점’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.
법무법인 센트로 김택종 변호사 tjkim00@centrolaw.co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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